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협정에 합의하며 양측 간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22일(현지 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협정은 의약품, 반도체는 물론, 특히 자동차 관세 인하에 대한 합의를 포함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이 조치는 EU가 자국 산업 관세를 인하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수출의 5대 중 1개 이상이 미국 시장으로 향한다. 따라서 이번 관세 인하는 유럽 자동차 업계에 큰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이며,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최고 250%의 관세 부과를 위협하기도 했다. 당시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양측이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독일 자동차 수출액이 최대 100억 유로(약 16조 원)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번 합의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양측의 경제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이번 협정은 EU의 양보를 전제로 한다. EU는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자국 기업들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을 구매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3년 동안 7500억 달러(약 1000조 원)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제품, 400억 달러(약 55조 9000억 원) 상당의 미국산 인공지능(AI) 칩, 그리고 6000억 달러(약 839조 원)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양측은 목요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협정이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우리의 무역 및 투자 관계를 견고한 기반 위에 놓고 우리 경제의 재산업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합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확장될 수 있는 프로세스의 첫 번째 단계"라며 향후 추가적인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요 산업분야 관세율 변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27.5% → 15% (미국)
의약품: 공식적으로 15% (미국)
반도체: 15% (미국)
주류 제품: 15% (미국)
미국 공산품: 관세 철폐 (EU)
제네릭 의약품: 관세 면제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