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로와 손잡고 자율주행 택시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인다고 17일(현지 시각)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2020년 로보택시 사업부를 철수했던 우버의 이번 행보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들 세 회사는 내년 말 미국 주요 도시에서 상업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버는 루시드에 3억 달러(약 417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루시드의 전기 SUV '그래비티(Gravity)' 2만 대 이상에 누로의 자율주행 기술을 통합하여 2026년부터 6년간 우버 플랫폼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는 제한된 수의 차량만으로 시험 운행에 그쳤던 과거 자율주행 투자 물결과는 확연히 다른 대규모 계획이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우버는 루시드와 누로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며, 이 중 3억 달러가 루시드에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 이 소식에 루시드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36.24%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반면 우버 주가는 소폭 하락(-0.28%)했다.
우버는 2020년 로보택시 부문에서 철수한 이후 웨이모(Waymo), 오로라(Aurora) 등 여러 기술 개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폭스바겐과도 로보택시 계약을 맺고 내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상업용 ID.Buzz 밴을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는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길이었다. 높은 비용, 엄격한 규제, 그리고 연방 당국의 조사 등으로 제너럴 모터스(GM)의 크루즈(Cruise)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 오스틴에서 약 12대의 모델 Y SUV로 제한적인 로보택시 시험 운행을 시작했으며, 일론 머스크 CEO는 올해 안에 미국 내 다른 도시로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벳의 무인 택시 사업부인 웨이모는 수년간 신중하게 성장해 왔으며, 현재 미국 여러 도시에서 약 1500대의 차량을 운영하며 이달 자율주행 1억 마일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아마존닷컴의 주크스(Zoox) 또한 수동 제어 장치가 없는 로보택시를 시험 중이며,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루시드의 임시 CEO 마크 윈터호프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전기차 기술 리더십을 넘어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과거에는 집중하지 않았던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로의 공동 설립자이자 사장인 데이브 퍼거슨은 "우리는 개인 차량 측면에 대해 다른 매우 적극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누로 드라이버를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될 차량에 통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루시드-누로 로보택시 프로토타입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누로의 테스트 시설에서 이미 자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