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오는 7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신차 가격을 인상한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미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과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조치다. 토요타는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부담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토요타 차량의 평균 가격은 270달러(약 36만 원) 인상되며,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는 차량당 평균 208달러(약 28만 원) 오른다. 또한, 회사는 다양한 차량 등급에 대한 DPH(Delivery, Processing, and Handling) 수수료를 차량당 45달러(약 6만 원)에서 100달러(약 13만 원)로 인상했다. 토요타는 미국 정부로부터 4월과 5월에만 13억 달러(약 1조7700억 원)의 관세 청구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요타뿐만 아니라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관세 정책에 대응해 가격 인상에 나섰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 매버릭, 브롱코 스포츠 등 일부 모델의 가격을 2000달러(약 270만 원) 인상하며, 디자인 업데이트와 함께 관세 영향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스바루, BMW, 미쓰비시 자동차 또한 인플레이션 조정과 관세 영향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미국 소비자들이 이미 차량 구매 능력에서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시기에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지난달 4만9000 달러(약 6685만 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보험료 또한 부풀려진 차량 가격에 맞춰 급등하고 있다.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AEG)은 보복 관세와 결합된 관세가 자동차 가격표를 모델당 2000 달러(약 270만 원)에서 1만2000 달러(약 1630만 원)까지 인상시켜 소비자 예산을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정책의 '불규칙하고 불확실한' 특성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신 있게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정책은 기업이 미국으로 생산을 이전할 시간을 허용하도록 부과된 지 한 달 만에 약간 완화되기도 했지만, 앞뒤가 뒤바뀐 규제는 업계에 채찍질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자동차 관세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토요타는 가격 조정 외에도 수요 충족을 위해 2027년부터 켄터키주 조지타운에서 새로운 RAV4를 생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캐나다나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는 것을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토요타가 일본과 미국 간 무역 협상 및 USMCA 논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행동하고 가격 인상을 완만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토요타가 미국 제조업체에 일본 딜러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고 무역 관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국산 차량을 재수입할 수도 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