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025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F1 머신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F1 공식 홈페이지
모터스포츠가 주는 희열이 있다. F1부터 WRC, 르망 24시, 다카르 랠리, 그리고 슈퍼레이스까지, 엔진의 포효와 타이어의 궤적을 좇는 이들의 열기가 글로벌 팬들에게 전달된다. 속도, 전략, 인내, 그리고 기술이 집약된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산업의 최전선이자, 브랜드 철학이 살아 숨쉬는 전장이다.
포뮬러원(F1) – 자동차 기술의 정점이자 지구촌 최대 스피드 쇼
F1은 말 그대로 최고 등급의 레이스다. 드라이버들은 1000마력에 육박하는 하이브리드 터보 머신을 몰고, 전 세계 20여 개국 서킷을 돌며 연간 24라운드의 대장정을 펼친다. 경기당 평균 시속은 250km/h를 넘고, 순간 최고속은 350km/h를 돌파한다.
레이스는 기술력 싸움이다. 메르세데스-AMG, 페라리, 레드불, 맥라렌 등 세계적 제조사들이 엔진, 공기역학, 에너지 회수 시스템까지 모든 분야의 기술을 총동원해 경쟁한다. 팬층은 유럽은 물론 중동, 아시아, 미주에 걸쳐 확산했고, 최근에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Drive to Survive>로 젊은 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WRC는 눈, 비, 자갈, 흙길 등 도로가 아닌 자연을 달리는 극한의 레이스다. 전 세계를 돌며 시즌을 치르는데, 각 경기(Stage)는 수십 km에 달하는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날씨와 지형은 매 순간 달라진다. 일반 도로를 막고 진행하는 만큼 현실성과 극한성이 공존한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현대 월드랠리팀, M-스포트 포드 등이 참여하며, 드라이버는 뛰어난 차량 제어 능력과 지구력을 요구받는다. 이들은 시속 200km로 눈길 산길을 달리며, 수많은 점프와 드리프트, 코너링을 마스터해야 한다.
[COVER STORY] 스포츠카 엔진이 울릴 때, 세계는 뜨거워진다
이미지 확대보기2024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한 페라리 AF 코르세 83번 차량의 드라이버들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차량 위에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르망24 공식 홈페이지
르망 24시 – 24시간 동안 잠들지 않는 내구의 전쟁
프랑스 르망(Le Mans)에서 매년 열리는 ‘르망 24시’는 전통과 권위를 상징하는 내구 레이스다. 말 그대로 24시간 동안 교대로 운전하면서 얼마나 오랜 시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지를 겨룬다.
토요타, 포르쉐, 페라리, 캐딜락 등이 하이퍼카로 참가하며, 차량 성능뿐만 아니라 팀워크, 전략, 정비 능력까지 모두 중요하다. 최근에는 전동화 기술이 도입되며 ‘지속 가능한 레이싱’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COVER STORY] 스포츠카 엔진이 울릴 때, 세계는 뜨거워진다
이미지 확대보기랠리 다카르 2025, O Toyota GR DKR Hilux EVO 사진=레드불
다카르 랠리 – 사막과 바위산을 넘는 인간과 기계의 서바이벌
모터스포츠계에서 가장 극한의 도전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다카르 랠리(Dakar Rally)다. 원래 파리~다카르를 달리던 이 랠리는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길이 없는 길을 탐험하듯 차량들이 사막, 언덕, 암석지대를 누빈다.
카테고리는 바이크, 쿼드, 자동차, 트럭으로 나뉘며, 자동차 부문에는 아우디, 토요타, 브라밤, 프로드라이브 등의 레이싱 머신들이 참가한다. 2주 넘게 하루 수백km를 주행하며, 코스는 매일 바뀌고, 참가자는 GPS 하나에 의존해 오프로드를 주파해야 한다.
일본의 가주 레이싱(Gazoo Racing) – 브랜드를 키우는 일본식 모터스포츠 철학
일본 토요타의 가주 레이싱(GR)은 ‘길(道)을 통해 사람과 차를 단련한다’는 철학 아래, 시판 차량과 레이싱을 연결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WEC(세계 내구 챔피언십), WRC, 내수 슈퍼GT, 내구레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모터스포츠에서의 성과를 바로 양산차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GR 수프라, GR86, GR 코롤라 등이 이러한 성과물이다.
나스카(NASCAR), 인디카, 포뮬러 E까지…모터스포츠의 스펙트럼은 계속 확장 중
미국에서는 나스카(NASCAR)와 인디카(IndyCar)가 전통을 이어간다. 타원형 트랙을 달리는 나스카는 근육질 V8 엔진을 장착한 스톡카들이 ‘스릴’과 ‘충돌’의 극한을 보여준다. 인디카는 속도와 전략에서 F1에 비견된다.
한편, 전기차로만 경쟁하는 포뮬러 E(FE)는 도시 한복판을 무대로 펼쳐지는 지속 가능성 중심의 미래형 모터스포츠다. BMW, 재규어, 포르쉐, 닛산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전동화 기술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COVER STORY] 스포츠카 엔진이 울릴 때, 세계는 뜨거워진다
이미지 확대보기5월 24일-25일 개최했던 ‘2025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래디컬 컵 아시아’ 2라운드 사진=래디컬 코리아
한국 모터스포츠 – 슈퍼레이스, 다시 도약을 준비하다
국내에서는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대표 격이다. 슈퍼6000 클래스(6200cc V8 스톡카)를 필두로 GT, M, PHEV, 래디컬 컵 등 다양한 클래스가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다.
2025년 시즌은 4월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개막해, 인제 스피디움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오가며 11월까지 총 9라운드가 열린다. 이외에도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 ‘현대 N 페스티벌’, ‘벨로스터 N 컵’, ‘아반떼 N 컵’ 등 제조사 주도의 원메이크 레이스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인제 스피디움에서는 ‘코리아 스피드 레이싱’과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 등 대회도 개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