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의 목적 너머에는 한계 없는 성능과 조형미로 무장한 ‘하이퍼카’들이 있다. 판매량은 적지만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는 이만한 게 없다. 흔히 ‘드림카’라고도 불리는 하이퍼카들은 이제 유럽 슈퍼리치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내 정식 수입과 등록이 가능한 하이퍼카들이 늘면서, 고성능 마니아들에게도 현실적인 드림카가 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구매 가능한 1억5000만 원대 슈퍼카 시장을 넘어, 5억1000만 원 이상 하이퍼카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모델들을 정리했다.
마세라티 MC20 – 모데나가 만든 미드십 예술품
하이퍼카의 세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마세라티의 첫 미드십 슈퍼 스포츠카. ‘MC(Maserati Corse) + 2020년 개발 착수’라는 이름처럼, 브랜드 레이싱 헤리티지를 담고 있다. 정식 수입가 기준 약 3억8000만 원대.
3.0리터 V6 네튜노(Netuno) 트윈터보 엔진은 자체 개발된 드라이섬프 방식과 F1 기술이 집약돼 있으며,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 74.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0→100km/h 가속은 단 2.9초. 카본 모노코크 섀시와 버터플라이 도어, 얇게 깎은 LED 라인 등 마세라티 특유의 ‘우아한 잔혹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서킷에서도 예술이 되며, 도심에서도 조용히 기품을 발산하는 두 얼굴의 미드십이다.
[COVER STORY] 하이퍼카, 한국 도로 누빈다...실제로 살 수 있는 초고성능 머신들
애스턴마틴 DB12는 ‘슈퍼 투어러(Super Tourer)’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 클래식한 GT(그랜드 투어러)의 여유와 편안함, 그리고 하이퍼카급 성능을 하나로 묶은 이 모델은 브랜드의 아이콘인 DB11의 후속작이다.
5.2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680마력을 뿜어내며, 제로백은 단 3.5초. 하지만 DB12의 진가는 숫자보다 ‘감성’에 있다. 고급스러운 가죽과 금속 트림, 직관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단순한 빠른 차가 아닌, 우아한 궁전 위를 달리는 기분을 안긴다. 지난해 국내 공식 출시가 확정됐고, 가격은 약 5억원대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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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최초의 양산형 PHEV 하이퍼카. 브랜드 고유의 감성과 기술력을 전동화 시대에 맞춰 진화시켰다. 국내 판매 가격은 약 7억원대부터 시작하며, 쿠페와 스파이더 두 버전 모두 수입 가능하다.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과 세 개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총 출력 1000마력을 발휘한다. 0→100km/h는 단 2.5초. 트랙에서도, 일상에서도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반응성과 V8의 폭발적 엔진 사운드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하이퍼 퍼포먼스’를 체감할 수 있다. 페라리의 미래를 현실로 끌어온 모델. SF90은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 역사에 대한 경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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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 자연흡기의 강렬함을 지키기 위한 람보르기니의 고집. 그것이 레부엘토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V12 NA 엔진을 조합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1015마력의 출력을 낸다. 한국 출시 가격은 8억~9억 원대로 책정됐고, 한정 수량이 이미 대부분 계약 완료 상태다.
독립구동 전기모터 3개와 8단 DCT, 그리고 탄소섬유 모노코크를 결합한 이 모델은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라, 람보르기니가 전기화 시대에 선언하는 상징 그 자체다. 헤드램프에서 리어라인까지 ‘육각형’ 디자인 테마가 이어지며 브랜드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하이퍼카, 이제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