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프랑스 파트너 르노의 지분을 추가로 줄여 확보한 자금을 신차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닛케이 경제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는 양사의 20년 넘는 관계에서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현재 닛산은 르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르노가 닛산에 보유한 지분은 2023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왔으며, 현재는 프랑스 신탁으로 이전된 상태다. 닛산 CEO 이반 에스피노사는 르노 지분 축소 계획을 직접 언급하며 신차 개발 투자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월, 닛산과 르노는 서로의 최소 지분 요건을 기존 15%에서 1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모든 주식 매각 시 상대방과 협의 및 우선매수권 부여 조항이 포함된다. 닛케이는 닛산이 르노 지분 5%를 매각할 경우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1000억 엔(약 936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닛산은 이 자금을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신차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다.
닛산 측은 르노와 협력 협정에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주식 매각이 실행될 경우, 수익금은 주로 제품 개발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닛산의 지분 축소 계획은 르노가 루카 데 메오 사장이 자동차 산업 외 분야로 이직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시점에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르노는 2023년 닛산과의 제휴 관계를 재검토하며 동등한 지위를 확보한 이후, 프랑스 신탁에 편입된 닛산 지분을 점진적으로 매각해왔다. 닛산의 이번 결정은 양사 관계 완화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의 움직임은 단순히 재정적 확보를 넘어,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