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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펑, 폭스바겐용 첨단 자율주행 칩 개발.. 엔비디아 능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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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펑, 폭스바겐용 첨단 자율주행 칩 개발.. 엔비디아 능가 주장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13 06:06

샤오펑 최고경영자(CEO) 허샤오펑(He Xiaopeng). 사진=Aaronlewis3207이미지 확대보기
샤오펑 최고경영자(CEO) 허샤오펑(He Xiaopeng). 사진=Aaronlewis3207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 샤오펑(Xpeng)이 자율주행용으로 자체 설계한 첨단 칩인 '튜링(Turing) AI 칩'을 개발했으며, 폭스바겐을 비롯한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이 칩이 엔비디아(Nvidia) 제품보다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샤오펑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허샤오펑(He Xiaopeng)은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폭스바겐이 내년에 중국에서 출시할 일부 자동차 모델에 튜링 AI 칩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칩 개발은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약속이며, 샤오펑은 자동차, 항공기 및 로봇 공학 전반에 걸쳐 많은 일을 할 계획이다. 우리는 이러한 플랫폼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 대규모 언어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샤오펑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과도 칩 공급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장기적인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후 샤오펑은 폭스바겐 및 다른 회사들과 칩 사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

폭스바겐 중국 대변인은 "발표된 바와 같이 폭스바겐과 샤오펑은 중산층 부문을 위한 두 대의 폭스바겐 브랜드 차량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각자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이 자동차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칩 설계 기술 발전의 최신 신호탄


샤오펑의 이번 칩 개발은 수십 년간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노력해 온 중국에서 칩 설계가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신호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 고급 AI 칩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샤오펑이 자체 칩 기술을 경쟁 자동차 제조업체에 판매하려는 결정은 중국이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외국 자동차 그룹들의 중국 기술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 또한 특히 코로나19 칩 부족 사태 여파로 기술 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칩을 개발하려고 노력했지만,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3년 독일 폭스바겐 그룹은 샤오펑 지분 5%를 확보하기 위해 7억 달러(약 9500억 원)를 투자했으며, 이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전환됨에 따라 생존하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수백 명의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이 허페이와 광저우에 있는 각 공장에서 샤오펑과 협력하며 독일 그룹의 스마트 드라이빙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샤오펑 중국 광저우 본사이미지 확대보기
샤오펑 중국 광저우 본사


강력한 컴퓨팅 성능, 연간 50억 위안 투자


샤오펑은 AI 관련 기술 개발에 연간 50억 위안(약 9400억 원)을 쏟아붓고 있는데, 이는 광저우에 본사를 둔 그룹 전체 연구 개발 지출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허샤오펑 CEO는 이러한 투자를 통해 샤오펑이 고속도로용 자동 조종 기능과 완전 음성 제어 스마트 캐빈 시스템을 출시한 최초의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었다고 말했다.

허샤오펑 CEO는 인터뷰 중 새로 공개된 G7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앉아 'Little P'라고 불리는 차량 내 음성 비서에게 에어컨 팬 속도를 높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앞 팔걸이 아래에 설치된 두 개의 튜링 칩과 조수석 발밑 공간 아래에 설치된 또 다른 칩을 가리키며, 이 프로세서가 2200 TOPS(초당 테라 연산)의 컴퓨팅 성능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1초에 얼마나 많은 조(兆)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일반적인 TOPS 범위는 80에서 700 사이인데, 이는 샤오펑 최신 모델이 대부분의 경쟁사보다 3배에서 28배 더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G7 자동차 출시 행사에서 엔비디아가 만든 프로세서를 언급하며 "튜링 AI 칩의 유효 컴퓨팅 성능은 선도적인 자율 주행 칩인 오린-X(Orin-X)보다 3배 더 크다"고 강조했다.

샤오펑은 최근 몇 년 동안 상당한 투자를 회수하기 위해 칩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샤오펑 CEO는 "누군가 100만 개 칩을 팔면 사업이 수익성이 있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결정하기 전에 실제로 100만 개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문에서 샤오펑은 엔비디아와 퀄컴(Qualcomm) 같은 서구 기업에 도전하는 중국 기업 중 하나다. 전기차 제조사 니오, 기술 그룹 화웨이, 호라이즌 로보틱스, 블랙 세서미 테크놀로지스(Black Sesame Technologie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오토모빌리티(Automobility) 데이터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샤오펑은 중국 순수 배터리 EV 판매량의 6%를 차지하며, BYD, 지리, SAIC, 테슬라, 창안(Chang'an)에 이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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