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아우디 A3 40 TFSI 콰트로 프리미엄 S-트로닉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크기보다 더 크다." 이번 시승차 아우디 A3 40 TFSI 콰트로 프리미엄 S-트로닉을 마주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눈에 확 띠는 파이톤 옐로우 색상을 받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콤팩트한 차체지만, A3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가 차의 존재감을 증폭시키는 것도 있다.
작은 차체에는 아우디 특유의 정제된 디자인이 입혀졌다. 압도적인 전면부는 정제된 크기의 그릴 사이즈로, 더욱 완성도 높은 라인들로 모양을 갖췄다. 측면부는 여전히 가장 아름다운 실루엣을 자랑하며 후면부는 모든 파츠의 절제된 구성으로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살짝 아쉬운 부분은 이 모든 요소가 이제는 다소 진부하게 보일 수 있겠다라는 걱정이다. 그리고 흐릿한 감각은 운전석에 앉는 순간 확신으로 사라진다.
A3는 아우디의 엔트리 세단이지만,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결코 가볍게 쓰지 않는다. 특히 콰트로 시스템과 204마력 2.0리터 터보 엔진, 그리고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조화를 이루는 ‘40 TFSI’ 사양은 그 이름이 허명이 아님을 증명해낸다. BMW 1시리즈나 폭스바겐 골프 GTI, A35 AMG와 같은 급에서 경쟁을 한다. 전혀 꿀리지 않는다. 오히려 핸들링은 더 날카롭다. 시내 주행에서는 똑똑한 변속기와 즉각적인 스로틀 반응이 민첩한 몸놀림을 끌어낸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필요도 없다. 엔진은 이미 운전자의 의도를 예측하듯 움직인다. 스로틀 반응이 즉각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콰트로 시스템이 발휘하는 접지력은 도심의 급격한 회전이나 고속 코너링 상황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A3를 철저히 안정적인 궤도로 잡아주는데, 이건 운전 재미의 정석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A3는 도심에서도, 고속도로에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차다. 스티어링을 손에 쥐고 주행모드를 바꾸는 일 자체가 즐겁다. 특히 와인딩에서의 리듬감은 프리미엄 해치백을 즐겨 타던 이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 차가 독일에서 '운전 입문자용 스포츠 세단'으로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리는 재미 외에도 실내는 ‘작지만 고급스럽다’는 느낌도 있다. 10.1인치 MMI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 스포티한 D컷 스티어링 휠까지, 작은 차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구성이다. 좌석은 운전자를 단단히 감싸며, 재질과 마감 품질은 분명 아우디다.
물론 실내 공간은 크지 않다. 뒷좌석은 키 큰 성인에게는 다소 답답할 수 있고, 트렁크도 넉넉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 차를 패밀리카가 아닌 ‘운전 재미를 위한 프라이빗 머신’으로 받아들인다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더불어 타이즈를 입은 듯 편안한 느낌마저 든다. 실제로 실내 공간의 핵심은 뒷좌석이다. 성인이 앉아서 편안하게 2시간 이상을 달릴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이 된다. 2인승 구조만 갖추고 있더라도 편안하기만 하다면 ‘GT(Grand Tourer)’의 타이틀을 달 수 있다. 하지만, A3는 분명 운전석에 앉아 있는 드라이버를 위한 차다. 뒷 공간을 그렇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가격은 약 5천만 원대 초반으로 형성되어 있다. 한 체급 위인 A4와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운전 재미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A3가 더 순수한 감각을 제공한다. 동급의 프리미엄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구성을 갖췄다.
아우디 A3 40 TFSI 콰트로는 작지만 제대로 된 차라고 할 수 있다. 넘치는 에너지, 정통 콰트로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 그리고 아우디 특유의 세련미까지. 운전대를 잡는 이를 들뜨게 하는 매력을 잔뜩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