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SUV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입 승용차 판매 중 SUV 비중은 50%를 훌쩍 넘어섰고, 일부 브랜드는 아예 SUV만으로 한국 시장을 운영한다. 수입 SUV는 왜 이토록 한국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치는 걸까? 이들은 단순히 '외제차'라는 프리미엄 이미지 이상으로, 상품성과 감성에서의 무언가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이를 다섯 가지 이유로 정리해 본다.
동급 국산차 대비 뛰어난 가격경쟁력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가격의 상대적 ‘합리성’이다. 대표 사례는 폭스바겐 티구안이다.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이 4000만원 초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동일한 가격대의 국산 SUV는 쏘렌토나 싼타페 하이브리드 중상위 트림인데, 수입 디젤 SUV 특유의 장거리 연비 효율성과 독일차의 탄탄한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특히, 국산차는 옵션 추가 시 급격히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수입차는 사양이 패키지화되어 기본 구성 자체가 탄탄하다는 인식도 작용한다.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다. 수입 SUV는 주행 질감, 인테리어 소재, 시트 착좌감 등 일상적인 접점에서 ‘차이’를 만들어낸다. 대표적인 예가 볼보 XC60이다. 동일 가격대의 제네시스 GV70과 비교해보면 정숙성이나 내장재, 운전대 질감 등에서 소비자들이 ‘손끝의 고급스러움’을 더 많이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도심 정속주행이나 고속도로 크루징 중 느껴지는 하체 반응은 브랜드 철학과 제조 방식의 차이를 그대로 드러낸다. 더불어 티맵오토 2.0까지 진화한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국산차보다 더 국산차스러운 편리함을 제공한다.
차량을 소비하는 동시에 하나의 ‘개성 표현 수단’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하차감’과도 의미를 바꿀 수 있는 내용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SUV는 그 자체로 일종의 자산 역할을 한다.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식 도구가 된다는 뜻이다. BMW X3, 아우디 Q5, 벤츠 GLC 등은 수입차 입문자들이 선호하는 대표 모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외관, 엠블럼, 디테일은 “그 차를 타는 이유”를 만들어낸다. 이로써 국산 고급차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수입 SUV는 브랜드별로 주행 특성과 세팅이 뚜렷하게 다르다. 단지 스펙이 아닌 ‘운전하는 맛’에서 차별화되는 것이다. 예컨대 포르쉐 마칸은 국산 중형 SUV와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조향 피드백과 차체 움직임을 제공한다. 독일 브랜드 특유의 고속 주행 안정성이나, 프랑스차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도 수입 SUV만의 강점이다. 이런 경험은 단순한 스펙표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체험해본 소비자들은 같은 예산이라면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에서도 수입 SUV는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렉서스 RX 500h, 볼보 XC60 리차지 같은 모델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조화를 통해 높은 연비와 즉각적인 가속 응답성을 제공한다. 국산차도 빠르게 추격 중이지만, 다년간의 전동화 개발 노하우와 시장 적응력 면에서 수입 브랜드가 여전히 한발 앞서 있다고 판단하는 이들도 다수다.
수입 SUV, 선택의 이유는 다양해졌다. 단순히 ‘남들이 사니까’라는 사회적 모방에서 그치지 않는다. 브랜드 가치, 주행 성능, 감성 품질, 전동화 기술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가 반영된다. 동시에 국산차 시장이 고급화·대형화되는 만큼, 수입 SUV가 차지하는 입지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