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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넘어 전시장까지…중국 자동차 산업, '로봇 혁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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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넘어 전시장까지…중국 자동차 산업, '로봇 혁명' 예고

상하이 모터쇼에서 베일 벗은 인간형 로봇, 중국차 경쟁력 핵심 부상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5-21 07:01

체리 Aimoga 로봇이미지 확대보기
체리 Aimoga 로봇
중국 자동차 산업이 로봇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생산과 판매 방식에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CalcalisTech가 보도했다. 지난달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상하이 모터쇼는 전 세계 최대 자동차 박람회로 자리매김하며, BYD, 지리(Geely), 체리(Chery), 창안(Changan) 등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강자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들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히 다양해진 신차 라인업에만 있지 않다. 바로 첨단 로봇 기술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특히 창안자동차는 모터쇼 부스에 강아지 모양의 로봇을 비롯한 다양한 로봇을 전시하며 첨단 자동화에 대한 자사의 강력한 의지를 과시했다. 창안은 향후 10년간 '첨단 로봇 시스템' 개발에 무려 137억 달러(약 19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로봇 기술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공장 넘어 전시장까지…고객 응대 로봇 '모린' 등장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단순히 공장 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고객과의 접점에서도 로봇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차량을 판매하는 중국 브랜드 오모다(Omoda)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아이모가(AiMOGA)'라는 이름의 인간형 판매 로봇(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긴 금발 머리를 가진 이 로봇은 '모린(Maureen)'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오모다 측에 따르면 모린은 고객을 인식하고 구매 결정을 돕는 것은 물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오모다 판매팀의 일원으로 '훈련'을 받아 손님들에게 음료를 만드는 법까지 배웠다고 한다. 심지어 모린은 이 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모다와 창안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단순한 시제품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은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두 발로 걷는 것은 물론, 간단한 대화까지 가능하다. 이는 기존에 공개된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현대자동차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과 같은 로봇들이 여전히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의 로봇들은 이미 판매 및 제조 현장에 투입되고 있으며, 조만간 자동차 생산 라인에도 본격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바뀌 달린 로봇 GoMate. 사진=GAC이미지 확대보기
바뀌 달린 로봇 GoMate. 사진=GAC

휴머노이드 로봇 자동차 산업 현장 투입 가속화


2024년 모건 스탠리 보고서 '휴머노이드 로봇 가치 사슬 매핑'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의 52%가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며, 2030년까지 시장 규모는 120억 위안(약 2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GGII는 올해에만 중국 전역에 1만2400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치될 것으로 추산한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또한 로봇 산업 발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3월, 리창 중국 총리는 중국이 로봇 개발을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몇 년간 로봇 연구개발에 무려 1370억 달러(약 191조 원)를 배정했다.

휴머노이드, 품질 관리부터 복잡한 작업까지 수행


고객 응대 로봇 '모린'처럼 친근한 역할을 하는 로봇이 있는가 하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보이지 않는 생산 현장에서도 로봇 기술을 깊숙이 통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저우자동차(GAC)는 중국 공장에 '고메이트(GoMate)'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제한적인 내부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고메이트는 바퀴 달린 다리, 관절이 있는 팔, 그리고 머리를 갖추고 있으며, 복잡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샤오펑(Xpeng)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은 무게 70kg에 관절 네트워크를 통해 200가지의 복잡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유비텍(UBtech)과 협력하여 개발된 니오(Nio)의 로봇은 안전벨트와 도어 잠금 장치 점검, 완성차 배지 부착과 같은 품질 관리 작업을 수행하며 정밀함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지크르(Zeekr) 또한 생산 라인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기 시작하며 '완벽한 제조 공정'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로봇을 활용한 생산 및 판매 방식의 근본적인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맞물리면서, 중국의 로봇 군대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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