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대기업 토요타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네타 오토(Neta Auto)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쿠아이 테크놀로지 1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번 움직임은 토요타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전기차 전략을 강화하고, 네타 오토에게는 절실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기회로 분석된다. 이 보도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2014년 호존 뉴 에너지 오토(Hozon New Energy Auto)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네타 오토는 2024년 중반부터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생산 중단과 대규모 인력 감축이 잇따르면서 외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5년 2월 10일에는 40억~45억 위안(약 7800억~8800억원) 규모의 E-라운드 자금 조달 계획이 무산되었다고 발표했다. 브릭스 국가 펀드의 지원을 받는 주요 투자자가 30억 위안(약 5870억원)을 약속했지만, 이는 생산 재개와 그에 따른 매칭 투자 확보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면서 결국 불발로 끝났다.
네타 오토의 퉁샹 공장은 올해 1월 초 잠시 재가동되었으나, 심각한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생산은 곧 멈춰 섰다. 이로 인해 투자를 약속했던 투자자는 계약을 철회했고, 이는 사실상 자금 조달 실패로 이어졌다.
네타 오토의 기업 가치는 급격하게 하락했다. 2023년 퉁샹 정부 기관이 15억 3000만 위안(약 3000억원)을 투자했을 당시 네타의 기업 가치는 423억 위안(약 8조3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30억 위안(약 5800억원)에 50% 지분을 인수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기업 가치는 60억 위안(약 1조1700억원)으로 80%나 폭락했다. 이는 초기 투자자들과 정부 지원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360 시큐리티 테크놀러지(Security Technology) 설립자 저우훙이가 1억3800만 달러(약 1950억원)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후 네타 경영진에 대한 신뢰는 크게 실추되었다.
네타 오토는 지난 3년간 누적 183억 위안(약 3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공급업체에 60억 위안(약 1조18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 있다. 네타는 공급업체 부채의 70%를 자본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신규 자본 없이는 직원 임금과 사회보험료조차 체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네타가 파산하게 될 경우, 정부 투자자들이 부채 상환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되어 공급업체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타 오토는 태국에서 벌금을 물게 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네타는 이전에 태국 정부로부터 차량 한 대당 최대 15만 바트(약 63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는데, 이 보조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5년까지 현지 생산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보조금은 물론 이자,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상환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네타 오토는 어느 정도의 기술력과 시장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26일에는 134개 주요 공급업체와 20억 위안(약 39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계약을 체결했으며, 태국 금융기관과 홍콩 솔로테크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기도 했다.
만약 토요타의 네타 오토 인수가 성사될 경우, 토요타는 네타의 자산과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국 내 전기차 출시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토요타 중국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쉬이밍은 이러한 인수설에 대해 "아직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라며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네타 오토의 2024년 판매량은 6만4500대로 감소했으며, 2025년 1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98%나 급감한 110대에 그치는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또한, 구식 기술과 과장된 성능 주장으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창업자인 팡윈저우가 공급업체와 딜러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네타 오토의 위기 상황이 더욱 심각하게 드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