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직면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닛산이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전격적으로 철회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최근 닛산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인다.
일본 내 3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닛산은 지난 1월, 규슈 기타큐슈시에 1533억 엔을 투자하여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공장은 약 5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닛산은 이번 결정에 대한 성명을 통해 "즉각적인 반전 조치를 취하고 실적 회복을 위한 모든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며, 국내 시장 진출 야망을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닛산 측은 "투자 효율성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 건설 중인 LFP 배터리 신규 공장 건설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최대 557억 엔(약 53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일본 경제산업성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공장은 2028년 7월 이후 배터리 공급을 시작하여 연간 5기가와트시(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었다.
지난달 우치다 마코토의 뒤를 이어 CEO에 취임한 이반 에스피노사는 현재 닛산의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닛산은 인력 감축, 생산 능력 축소, 공장 폐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닛산은 지난달 3월에 마감된 회계연도에 자산 손상 비용 등으로 인해 7000억 엔에서 7500억 엔(약 6조7000억~7조2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닛산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