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전기 자동차 선두 주자 BYD가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기존 강자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발표된 독일 연방 도로교통청(KBA)의 최신 자료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6일(현지시각) 일렉트렉 보도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독일에서 1566대 차량을 판매하며 무려 8배 이상(756%)이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BYD가 유럽 시장,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독일 시장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테슬라는 855대의 판매량에 그치며 46%나 감소하는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올해 첫 4개월 누적 판매량에서는 테슬라가 5820대로 BYD의 2791대를 여전히 앞서고 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BYD의 가파른 성장세다. 불과 몇 달 만에 괄목할 만한 판매량 증가를 이뤄낸 BYD의 추격 속도를 감안할 때, 조만간 독일 자동차 시장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더욱이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테슬라 판매 부진이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독일과 영국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유럽에서 배터리 구동 차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소비자들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를 외면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6일에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테슬라 신규 차량 등록이 전년 대비 46%, 영국에서는 무려 62%나 감소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이 두 나라 모두 같은 기간에 전기 자동차 전체 판매 대수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유럽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하지만, 특정 브랜드, 즉 테슬라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테슬라의 판매 부진은 독일과 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테슬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비슷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스웨덴에서는 신규 등록이 80% 이상 급감했고, 프랑스에서는 수요가 59% 이상 감소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테슬라의 판매 감소세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 인기 모델 Y 최신 버전이 유럽 시장에 아직 본격적으로 출시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형 모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과 테슬라의 뚜렷한 판매 감소 추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순한 신모델 출시 지연 외에도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BYD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 다양한 가격대 매력적인 전기차 출시, 그리고 유럽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선호도 등이 테슬라의 입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