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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트럼프 관세에 '미국 생산 확대' 속도… 차세대 모델은 SUV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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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트럼프 관세에 '미국 생산 확대' 속도… 차세대 모델은 SUV 유력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5-02 09:21

볼보 EX90이미지 확대보기
볼보 EX90
스웨덴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 볼보(Volvo)가 차기 미국 생산 모델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카스쿠프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볼보는 수십 년간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를 이어왔지만, 현재 미국 내 판매 차량의 약 90%가 여전히 유럽에서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관세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지역화가 가속화되면서, 볼보는 미국 내 생산 확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트럼프 관세에 대응하여 볼보는 이미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미국 내 생산량 증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짐 로완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오른 하칸 사무엘손의 리더십 아래, 볼보는 차기 미국 생산 모델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볼보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모델은 순수 전기 SUV인 EX90이다. 하지만 사무엘손 CEO는 차기 미국 생산 모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암시하며, 이는 볼보의 주력 SUV 라인업인 XC60 또는 XC90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무엘손 CEO는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왜건이나 세단은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하며,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SUV다. 유럽에서 생산된 세단이나 왜건을 그대로 들여와서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시장의 압도적인 SUV 선호도를 반영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풀이된다.

볼보가 어떤 신모델을 미국에서 생산할지, 그리고 그 결정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아직 없었다. 하지만 사무엘손 CEO는 조만간 미국을 방문하여 현지 딜러들과 심도 깊은 논의를 갖고 미국 시장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볼보의 미국 내 신모델 생산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무엘손 CEO는 "우리가 그곳(미국)에 필요한 인력이 있기 때문에 활용도에 영향을 미치려면 꽤 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다"라며, "관세 때문에 수출 옵션이 더 이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더 이상 유럽 생산 차량에 대한 관세 부담을 감수하며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보여준다.

현지 생산 확대와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볼보의 판매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볼보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수입되던 S90 세단의 미국 내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대신, 미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XC40, XC60, XC90과 같은 SUV 모델에 집중하여 판매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볼보가 차세대 미국 생산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사무엘손 CEO는 회사가 순수 전기 SUV인 EX90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EX90의 판매량을 늘리는 데 주력하며, 미국 시장의 전동화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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