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 내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을 지난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핵심은 미국 내에서 최종 조립되는 자동차 중 국내 부품 비중이 무려 85%를 넘는 차량에 대해서는 수입 관세를 면제한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를 포함하여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량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조치로, '메이드 인 USA' 자동차에 대한 실질적인 우대 정책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부흥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함께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핵심 제조업 분야 중 하나로, 높은 임금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 심화와 해외 생산 기지 확대로 인해 국내 생산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이번 관세 면제 조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높은 국내 부품 비중을 충족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수입 관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는 곧 미국 내 생산량 증가와 관련 산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미국 내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는 미국 내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주요 업체로는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스텔란티스(과거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같은 전통적인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있다. 이들은 F-150, 실버라도, 랭글러 등 다양한 인기 차종을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번 정책을 통해 자사의 '미국산' 모델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모터스와 같은 혁신적인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미국 내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이번 정책의 수혜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테슬라의 모델 3와 모델 Y는 이미 높은 수준의 국내 부품 비중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관세 면제 조치가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토요타, 혼다, 닛산, 현대, 기아,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은 이미 미국 내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현지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이들 업체들은 이번 정책 변화에 발맞춰 미국 내 부품 조달 비중을 높이고, 자사의 미국 생산 모델들이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생산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원산지 규정에 따라 북미 지역 부품도 국내 부품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이들 업체의 대응 전략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드: F-150, 익스플로러 (Explorer), 이스케이프 (Escape), 머스탱 (Mustang) 등 제너럴 모터스 (GM): 쉐보레 실버라도 (Chevrolet Silverado), GMC 시에라 (Sierra),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Cadillac Escalade), 쉐보레 이쿼녹스 (Chevrolet Equinox) 등 스텔란티스: 지프 랭글러 (Jeep Wrangler), 램 1500 (Ram 1500),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Chrysler Pacifica) 등 테슬라: 모델 3 (Model 3), 모델 Y (Model Y), 모델 S (Model S), 모델 X (Model X), 사이버트럭 (Cybertruck) 리비안: R1T, R1S 루시드 모터스: 에어 (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