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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 침수차량은 이렇게 점검하라

기사입력 : 2020-10-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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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지적인 폭우와 태풍 등 강도 높은 이상기후로 매년 자동차 침수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2020년 여름에도 폭우를 동반한 강력한 태풍과 기록적인 장마로 2만 여대의 자동차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액도 1000억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와 같은 침수차량의 증가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의하면 침수차량 관련 중고차 구입 피해사례도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장마가 끝나고 9월에서 11월 사이에 가장 많은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필자가 수행한 감정 사례에서도 판매자가 침수차임을 알리지 않고 소비자를 속여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전부 침수를 부분 침수로 속여 판매하여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침수여부는 소비자가 차량의 겉모습만을 보고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정비나 수리를 한 경우에는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전문가조차 구별이 쉽지 않다.

침수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부 부품을 탈착하고 내부 상태를 관찰해야 하지만 중고차 구입시에는 차량을 뜯어 볼 수 없기 때문에 구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침수차량의 피해와 문제점을 토대로 본고에서는 침수차량의 일반적인 수리방법 및 한계, 침수차량 점검방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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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수차량의 일반적인 수리방법 및 한계

침수차량에 대한 고장이나 수리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 고장진단이나 수리방법 등에 대한 상세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침수차량의 피해 정도나 수리범위는 차량의 침수 정도(침수높이), 내부 유입 여부, 물의 종류(바닷물, 빗물), 물의 오염도, 차량이 잠긴 시간, 침수 후 수리하기까지의 경과시간, 침수 당시의 엔진가동여부 등의 여러 조건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침수 후 바로 다음날 수리할 경우 일주일 후 수리할 때보다 복원가능성이 30%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침수의 영향과 수리범위는 기본적으로 차량이 물에 잠긴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차량의 엔진, 변속기, 동력전달계, 제동장치, 현가장치, 에어백, 배기장치, 안전벨트, 시트 및 내장재, 차체(body), 퓨즈박스, 배선, 각종 전장 부품 등 거의 모든 장치와 부품에 심각한 고장과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침수차량에 대한 수리방법은 침수된 장치나 부품에 대한 탈착, 분해, 세척, 건조, 정비, 조정, 교환, 조립, 성능 및 기능점검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수리 순서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침수된 차량의 부분품, 부속품을 모두 해체 또는 분해한다.
2. 흙이나 오염물을 제거하고, 물 또는 용제로 깨끗하게 세척한다.
3. 압축공기나 고압분사, 스팀청소기 등으로 불어내고 건조시킨다.
4. 필요에 따라 부분품, 부속품을 복원수리 또는 신품으로 교환하여 조립한다.
5. 각 장치, 부품 등에 대한 작동상태, 성능 및 기능을 종합적으로 검사한다.

침수 범위가 좁은 경우에는 일부 부품의 세척이나 교환 등 일반적인 복원수리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으나 엔진룸이나 차 실내가 완전히 잠긴 경우에는 수리의 범위가 매우 넓어질 수 있다. 또한 수리방법도 복잡하고 수리 기간도 상당히 소요되는 특징이 있다. 즉 침수 범위가 큰 경우에는 광범위한 부품의 탈착, 분해, 세척, 건조, 수리, 교환, 점검, 성능 및 기능 확인이 필요하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리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보험에서는 보험가액(차량의 경제적 가치)을 한도로 보상하기 때문에 높은 수리비용이 소요되는 대부분의 침수차량은 전손처리되고, 보험금을 전부 지급한 보험사는 침수차량을 인수하여 매각처리하게 된다.

완전히 잠긴 침수차량을 완벽히 수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 완벽히 수리할 수 있어도 보통은 수리비가 신차 가격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수리하지 않는다. 광범위한 수리가 이루어진 경우라도 나중에 고장이나 이상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수리된 장치나 부품에 대한 부식, 간섭, 쇼트, 누전, 기능저하의 현상이 지속적 또는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자동차의 전기장치나 전자장치의 경우에는 충분한 세척과 건조, 부식방지를 해도 추후 산화 현상 등으로 인해 언제든지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장치가 전기, 전자 장치에 의해 제어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침수차량의 수리는 경제성이 없을뿐더러 수리를 한다 해도 기능이나 성능의 복원을 담보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 침수차량 점검방법

침수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부 부품을 분해하여 내부 상태를 관찰할 필요가 있지만 중고차 구입시 침수차량에서 볼 수 있는 특이점을 꼼꼼히 확인하면 피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 침수사고조회

소비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무료 침수차량조회다.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카히스토리(car-history) 정보에는 해당 중고차의 사고이력 뿐만 아니라 침수사고 여부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카히스토리 정보에는 자차보험에 가입되어 침수로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에만 정보를 표시해 주기 때문에 조회가 안 되더라도 침수차량이 아니라고 단정해서는 아니된다. 기본적인 참고자료로 활용하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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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체의 외관 확인

중고차의 외관을 관찰할 때에는 패널과 패널 사이의 틈새, 연료주입구 틈새, 차체의 가장자리에 끼워진 고무틀(웨더스트립), 몰딩의 틈새 등에 이물질이나 오염물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침수차를 세차 하더라도 청소하기 어려운 틈새 부위에는 흙이나 이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특히 차체의 가장자리에 끼워진 고무틀을 살짝 제켜 보았을 때 안쪽에 흙이나 토사가 심하게 끼어 있다면 침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 엔진룸 확인

후드를 열고 엔진룸 내부의 틈새에 진흙이나 오염물이 끼어 있는지 확인한다. 엔진룸은 공간이 협소해 세차 하더라도 가장자리 틈새, 부품과 부품사이의 틈새, 에어크리너 통로에 오염물이 침전될 수 있다. 특히 엔진룸에 설치된 퓨즈박스 내부나 릴레이 단자 등에 낀 오염물은 청소가 어렵기 때문에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침수차의 경우 퓨즈박스나 배터리, 릴레이 단자 등의 전장품은 교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체적으로 엔진룸의 오염이 심하고, 퓨즈박스와 배터리를 신품으로 교체한 경우에는 침수 수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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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룸 확인

◇ 차량 실내 확인

침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차량은 실내에 습기가 많고, 심하면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난다. 차문을 열었을 때 실내에서 악취가 풍기면 의심의 눈초리로 관찰해야 한다. 침수 후 몇 달이 지나 어느 정도 건조가 되었더라도 내장재에 스며든 악취는 잘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실내 바닥으로 스며든 물기는 마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시동을 걸고 히터를 틀어 공기를 순환시키면 좀 더 쉽게 냄새나 악취를 느낄 수 있다.

오염된 물이 차 실내로 유입되면 바닥, 시트, 계기패널, 내장재, 콘솔박스, 안전벨트, 시거라이터 등의 틈새로 스며든다. 실내의 모든 부품을 탈착하여 건조시키고 교환한다면 침수여부를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현실은 그렇게 수리하지 않는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대충 보이는 곳만 세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손전등을 이용하여 시트(좌석) 하단, 계기패널 하단, 안전벨트 하단 수납부(안전띠를 끝까지 당겨 확인), 내장재 하단을 자세히 관찰하면 오염이나 얼룩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시트, 안전벨트, 시거라이터 등이 신품으로 교환된 경우에는 반드시 차체 바닥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차량 실내 바닥 확인

침수 판단을 위한 가장 정확한 감정 방법은 실내의 차체 바닥을 확인하는 것이다. 엔진룸이나 하체에 오염과 부식이 심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침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엔진룸이나 하체는 외부로부터 물이나 오염물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실내에 흙이나 오염이 심하더라도 공사장에서 오랫동안 사용한 차량은 실내 오염이 심하다. 그것만으로 침수를 단정할 수는 없다. 차체의 실내 바닥은 침수에 의한 오염시 뚜렷한 흔적을 남긴다. 우선 진흙이나 토사가 유입되어 있고, 오염이 심하다. 차체 바닥을 덮고 있는 방음재가 젖어 있거나 습기가 심하고, 때때로 곰팡이가 생기기도 한다. 실무 감정에서는 오염물질에 대한 성분 분석을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실내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부 부품의 탈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점검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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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트렁크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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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권 H&T차량기술법인 대표


◇ 차량 트렁크룸 확인

트렁크룸은 적재된 예비 타이어나 안전삼각대, 비상공구, 소화기 등을 제거하고 바닥면을 확인한다. 트렁크룸의 바닥에 물이 고여 있거나 오염물이 쌓여 있다면 침수를 의심할 수 있다. 트렁크룸을 감싸고 있는 커버나 트림의 안쪽에 오염물이 침전되어 있는지, 얼룩흔적이 있는지 확인한다.

윤대권 H&T차량기술법인 대표

김현수 글로벌모터즈 기자 khs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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