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볼보자동차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책이 미디어와 함께한 ‘스몰토크’ 현장에서 이야기한 핵심 내용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전날 EX30을 국내 처음 공개하고 30일 서울 성수동 피치스 도원에서 오픈을 앞둔 팝업스토어에서 스몰토크를 진행했다. 메이어 총책은 EX30의 디자인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볼보 브랜드의 전동화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이날 주인공으로 나온 메이어 총책은 2011년 볼보 익스테리어 디자인 팀에 합류해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SPA 플랫폼의 확장성을 제시했다. 당시 작품으로는 콘셉트카 3종(Concept Coupe, Concept XC Coupe, Concept Estate)이었다. 이후 볼보 S60, V60, V60 크로스 컨트리 등의 디자인을 맡은 바 있고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볼보 디자인 및 콘셉트센터의 디자인 총괄을 거쳐 지난 2021년부터 글로벌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로 임명됐다. 브랜드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올드한 이미지를 젊은 이미지로 전환하고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인 셈이다.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실내 모든 구성까지 볼보스러우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하고 있는 EX30에는 과거와 미래,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소형 SUV 세그먼트로 작은 차체지만, 그 존재감은 볼보차 라인업 모델 중에서도 가장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전동화 트렌드는 ‘대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금이 부담 없는 가격의 소형 전기차를 내세우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다.
메이어 총책은 “전동화를 이루면서 디자인 방향성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개인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볼보의 철학을 더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전동화에 더 많은 디자인적인 기회를 얻게 됐고 이는 (EX30에서 먼저 구현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진보하고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면 그릴은 ‘형태는 기능에 따른다’는 공식이 적용됐으며, 사용된 재활용 소재들은 안팎으로 대거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큰 공을 들였다.
확실히 EX30의 디자인은 이전 볼보차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디테일을 살펴본다면 같은 순수전기차이면서 시장 간섭이 예상됐던 C40, XC40 리차지와도 다른 양상을 띤다. 전면 그릴부와 전체 실루엣은 그렇다지만, 실내 공간은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다 새로워졌다. 테슬라 모델들과 상당 부분 비교되는 특징들이 있지만, 실용성을 위한 미니멀리즘이 극대화됐다고도 해석된다.
메이어 총책은 익스테리어 담당이지만, 실내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을 꿰고 있었다. EX30에는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내연기관 볼보차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들이 있는데, 많은 오디오 스피커들을 모두 배제하고 하나의 사운드바를 대시에 적용한 것, 그리고 여기에 전용 플랫폼의 이점을 더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사운드 질감에 대한 우려는 홈시어터를 예로 들어 손해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메이어 총책은 디자인 과정 엔지니어들과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냐는 질문에 “이견을 맞춰가는 것이 항상 흥미롭다”라며 “‘전고를 낮춰 주행거리를 더 길게 가져갈 것인가’, ‘휠을 어느 위치에 놓을 것이가’ 등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지만, 결국 고객이 원하는 다목적성으로 맞춰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멋스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결국 탑승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