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SK온과 함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며 IRA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지아주 정부는 8일(현지시각) 현대자동차그룹과 SK온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실에 따르면 양사는 2025년까지 애틀란타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져 있는 바토우 카운티 411번 고속도로 인근 부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립한다. 초기 생산 규모는 20GWh로 연간 최대 30만대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이 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조지아주 남동부 항구도시인 서배나에 새롭게 설립되는 현대차그룹 신공장(HMGMA)에 공급될 예정이다. 합작공장과는 4~5시간 거리로 가까운 편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거리에 있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인 현대차그룹 생산거점과도 함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HMGMA는 오는 2025년부터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북미 시장 공략 전초기지가 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3개 브랜드 전기차를 모두 생산하는 시설이 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323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중 26% 수준인 84만대를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은 60GWh 이상이다. HMGMA 이외에도 현지 공장이 더 건립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CATL 등 여러 배터리 기업으로부터 골고루 배터리를 공급받아 왔지만, 미국 IRA 시행으로 앞으로는 현지 생산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을 모색해왔다. SK온은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에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오는 2024년부터 생산되는 아이오닉 7에도 SK온의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
2030년까지의 목표 물량으로 본다면 SK온과의 합작공장에서 공급될 20GWh를 제외하고도 40GWh 용량이 더 요구된다.
현대차는 최근 LG엔솔과도 합작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과의 합작공장 규모인 연 20GWh로는 HMGMA에 공급할 수 있는 정도여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엔솔은 미국 현지에 2곳의 합작공장 설립을 타진 중이다. 한 공장에서는 최대 35GWh 규모로 최종 부지 선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부지는 HMGMA와 멀지 않은 조지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공장 건립이 이대로 확정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참여하는 합작공장 규모로는 최대가 된다.
LG엔솔은 파우치형 배터리팩을 생산하게 될 인도네시아 공장을 현대차와 합작으로 건립키로 한 바 있다. 지난 9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연산 10GWh 규모로 지어지지만 이후 30GWh까지 확장될 수 있다.
한편, 현대차와 배터리 업체들간의 합작공장 건설은 지난 5월부터 논의돼 왔다. 당초 3분기까지는 논의를 마치려고 했으나 지분율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도 있었다.
지난 8월 바이든 행정부에서 IRA를 발동하며 현지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