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SUV 강자로 자리매김한 폭스바겐 티구안을 수식하는 또 다른 표현이 있다. 바로 “아재들을 위한 차”다. 최근 폭스바겐코리아는 처음으로 가솔린 엔진을 얹은 티구안 모델, 7인승 버전인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국내 출시했다.
아재들 바람은 별 것 없다. 실용적이면서도 약간의 멋이 있었으면 하는 것. 가격은 다른 문제다. 초대형, 대형, 준대형 SUV 중에 판매량이 많은 쪽에 따라 우리 아재들의 평균 소득 수준을 짐작해볼 수 있다.
카니발이 많이 팔리는 건 영업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재들이 좋아하는 차라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1억 원 이상의 가격표를 붙인 초대형 SUV를 선택하는 이들은 역시 더는 아재라고도 할 수 없다. 자상하고 돈 많은 ‘우리 아빠’에 더 가깝다.
아재에게 가장 적합한 것이 중형급 이상의 국산 SUV 정도다. 땀내 나는 이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 바로 티구안이다. 수입차라는 프리미엄과 약간의 멋, 그리고 격을 더하니 아재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티구안은 외관부터 이색적이다. 곡선을 많이 사용한 국산차 디자인과는 달리 직선 라인이 많이 들어갔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보면 정체성은 그대로 나타난다. 2세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이번 모델은 헤드램프 디자인이 바뀐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끝부분을 살짝 잡아당겨 사람 인상으로 비유하자면 쌍꺼풀 뒤트임을 한 거 같다.
뒤쪽도 비슷한 디자인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새롭게 적용된 매트릭스 LED 램프가 적용돼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모습이 꽤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차체는 역시 7인승 모델인 올스페이스가 기본 모델보다는 길다. 하지만, 어림으로 보면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내부에 들어오면 9.2인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을 품고 있는 센터페시아에 눈길이 먼저 간다. 이전 모델까지는 물리적 버튼이 섞여 있는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화면이 커지면서 들어간 기능들도 달라졌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핸드폰은 재충전을 위해 화면 아래 잠시 놔두면 된다.
기어 레버는 아재들 감성에 어울릴 거 같은 디자인이지만, 올드함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 보이는 계기판도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로 바뀌었다. 아날로그 방식의 그래픽이 들어갔지만, 오히려 정보가 섞여 있어 혼란만 가져온다.
뒷좌석은 넉넉하다. 슬라이딩 기능이 있어 앞뒤 공간 확보하는 능력이 출중하다. 대신, 3열을 사용하겠다고 한다면 위치 공간 활용에 조금 더 머리를 써야 할 거 같다. 어른들을 위한 공간도 아닐뿐더러 별난 아이가 탔다고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 일이 될 것이 분명하다. 3열은 만에 하나를 위한 스페어타이어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