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부족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을 비롯해 미국 포드와 크라이슬러, 그리고 일본 도요타가 자동차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줄줄이 생산 감축에 들어갔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완성차 업체 한국지엠이 이달 8일부터 경기도 부평2공장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에 직격탄을 맞았다.
연초부터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발(發) 자동차 생산 대란에 빠진 데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품귀 현상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자 반도체 업계가 스마트폰과 개인용컴퓨터(PC) 등 정보기술(IT)용 반도체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춤해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급히 늘렸지만 수요가 급증해 반도체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좀처럼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를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15% 줄었고 올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탈(脫)내연기관을 선언하며 전기자동차(EV)와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등 친환경 자동차를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어 친환경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