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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 무너진 토요타 '안전 신화'…자동차업계 소비자 불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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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 무너진 토요타 '안전 신화'…자동차업계 소비자 불신 확산

日 토요타 자회사 다이하츠 태국 판매 차종 충돌테스트 부정 사태
아키오 회장 고개 숙이며 사과 했지만, 계속되 사고 발생에 불만
세계 최고 업체의 안전 신뢰도 추락은 모든 車 업게 불신으로 이어져
“안전 무시한 첨단 자동차를 누가 타려고 의미?” 고객들 불안감 고조

기사입력 : 2023-05-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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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엠블럼. 사진=뉴시스
토요타 엠블럼. 사진=뉴시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일본 토요타의 안전 신뢰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며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안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와 자회사인 다이하츠 공업은 지난 4월 28일 공동성명을 내고 다이하츠가 생산하는 토요타 브랜드의 차량 안전성 인증 절차에 부정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날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직접 공개 사과를 했다. 그만큼 부정행위에 대해 토요타 차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문제의 차종은 토요타 야리스 아티브(YARIS ATIV), 페로두아 아시아(AXIA)로 각각 다이하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에서 총 8만8000대가 생산됐다. 이들 차종을 태국에서 토요타 브랜드로 토요타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이하츠가 차량 충돌 테스트 통과를 위해 애초 설계에 없는 차량 앞좌석 문의 내장 부품을 고의로 가공해 2022년 5월 성능 테스트를 통과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해당 차량을 구매한 태국 고객들의 비판이 커지자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5월 8일 태국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며,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6년 일어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거론하면서 “토요타는 도망가지 않겠다, 숨기지 않겠다,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일본 내에서 토요타에 대한 신뢰가 또다시 무너졌다는 고객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로 일본 인터넷 동호회에서는 부정 관련 댓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 일본 네티즌은 “히노 자동차, 다이하츠, 네츠 토요타, 도쿄 토요타, 렉서스 타카나와 등 지난 몇 년 동안 사기가 속속 발견됐다”며 “그런 사람(아키오 회장)이 회장직을 계속한다면 일본 자동차 산업 전체의 미래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 정부는 토요타라는 회사에 너무 부드럽다”며 “토요타 그룹의 최고 경영진은 지난 몇 년 동안 토요타 그룹 내에서 발생한 조작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 국회에 소환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비단 이번 다이하츠 부정 사건 때문만이 아니다. 2009년 토요타 대량 리콜 사태를 시작으로 자회사들이 연이어 부정행위로 적발된 데 대한 누적된 불만의 표시다.
토요타 야리스 아티브, 태국 토요타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토요타
토요타 야리스 아티브, 태국 토요타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토요타

2021년 7월에는 토요타의 판매 자회사인 토요타 모빌리티 도쿄가 배기가스 성분 검사를 하지 않은 채 주차 브레이크 수치를 재작성하는 등의 행위가 적발됐고, 지난해 3월 히노 자동차에서 엔진 배출가스 등으로 데이터 조작이 드러나 히노 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차량 중 약 60%의 차종이 출고가 막히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에서는 “안전을 추구하는 토요타의 장인 정신이 부정의 유혹에 꺾였다. 이와 동시에 일본 제조업의 자부심도 무너졌다”는 좌절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토요타의 신뢰도 추락이 토요타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대한 불신감 고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수많은 편의시설을 갖추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전기자동차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개발하고 있으나, 자동차의 기본 성능인 탑승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첨단기술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자동차 안전 이슈가 논란으로 불거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토요타 부정행위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과연 내 차는 안전할까?’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또한 ‘내가 사려는 차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나?’라는 식의 걱정을 하게 된다”면서 “자동차를 타지 않을 순 없지만, 이런 우려가 커지면서 선택을 신중히 하게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