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시승기] 섹시한 미니밴,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사무라이 인상에 섹시한 뒤태, 디자인은 개인 취향
아날로그 올드스쿨 인테리어지만, 퍼포먼스는 최첨단

기사입력 : 2023-05-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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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토요타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토요타
훌륭한 승차감에 뛰어난 공간 활용성, 아빠 차로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더불어 효율성은 이번 토요타 시에나의 핵심 포인트다. 공인 연비는 13.7㎞를 기록하지만, 통상적으로 14㎞ 이상이 나온다. 경차에 들어갈 법한 기름양으로 2.5t의 7인승 미니밴을 끌고 다니는 셈이다. 그렇다. 토요타는 이번 시에나 미니밴에 브랜드의 주특기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집어넣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니밴에 ‘E-Four’라고 부르는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적용했다. 무단 변속기인 CVT도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가격은 비싸다. 파워트레인과 드라이브트레인에 힘을 실었는데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실 진짜 돈값을 하는 부분은 내구성이다. 10년 이상 거뜬히 탈 수 있는 차라는 믿음이다. 내구성 좋기로 소문난 토요타에서 내놓은 미니밴이 아빠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외관 디자인은 밋밋하다. 미니밴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카니발보다는 드라마틱하다. 곡선이 의외로 많이 쓰였기 때문이다. 얼굴 인상은 전쟁에 나가는 사무라이를 연상시킨다. 어디선가 봤다 했는데, 영화 <명량>에서 조진웅이 연기한 와키자카가 떠올랐다. 그릴 위에서 양쪽으로 뻗은 크롬 가니시는 투구의 뿔 같고 그릴의 패턴은 갑옷의 비늘처럼 보였다. 날렵한 눈매는 오히려 류승룡이 연기한 구루지마 쪽이 더 비슷한 거 같다. 곡선 라인들은 측면을 따라 뒤쪽 휀더 부분에서 볼륨감을 극대로 살리더니 뒤쪽에서 좀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이 됐다. 엉덩이가 빵빵해 보이니 뭔가 섹시한 느낌마저 든다.

운전석에 들어서면 일단 실망할 수도 있다. 왠지 모를 구수한 냄새, 아니 인테리어 때문이다. 나쁘게 말하면 '아재스럽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게 정확한 이 차의 성격이다. 시에나를 좋아하는 20대는 드물지 않나. 근데, 여기서도 허점은 있다. 사실 일본에서 미니밴 장르는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마도 일본 열도에 부는 레트로 바람인가 보다. 클러스터를 보면 일단 양쪽에 아날로그 계기반이 눈에 띈다. 반갑고도 고맙다. 여러 취향을 고려해 그리고 일반적인 편의성을 위해 가운데 디지털 클러스터를 뒀다. 여기서는 연비나 차량 상태 등 주요 운행 정보들을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에서 조작할 수 있는데, 방법이 쉽고 직관적이다. 실용적인 아이템 구성이 인상적이다.

대시보드가 위아래 두 개의 레이어로 되어 있다. 아래쪽에는 휴대폰 무선충전을 할 수 있음은 물론 공간이 넓어 활용도가 좋다. 적재 공간이 여기저기 있으며, 센터콘솔 아래쪽에도 광활한 공간이 나온다. 카니발에 비해도 전혀 부족할 것 없다. 게다가 돈값을 하는지 괜스레 조금 더 고급스러운 소재와 마감 처리가 된 듯한 느낌이다. 뒤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캡틴 시트가 두 개 보인다. 익숙한 모습이라 특별히 할 말은 없지만, 앞뒤로 슬라이딩이 꽤 길게 된다는 점은 알아두면 좋다. 3열은 미니밴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어른이 앉아도 충분한 공간. USB 등의 소소한 편의 장비들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트렁크 공간을 쳐다보면 그렇게 넓지는 않다. 골프백 하나와 보스턴 가방 두서너 개 정도? 풀사이즈 SUV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미니밴은 다재다능이 아니라 가족의 화목을 위한 차니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총 합산 출력은 246마력을 낸다. 퍼포먼스는 만족스럽지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출중한 연비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에 감지덕지해야 할 거 같다. 17인치 휠, 두꺼운 타이어와 맥퍼슨(앞), 멀티링크(뒤) 서스펜션으로 하체감도 적당한 수준이다. CVT로 변속 충격이 없으니 부드러운 주행 느낌이 배가된다. 차선유지보조는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나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토요타가 자랑하는 E-Four 사륜구동 시스템은 고속·저속·코너링 그리고 어떤 노면에서도 제법 괜찮은 접지력을 선보인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토요타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토요타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육동윤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