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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넘어 현실로... '2030 전기차 50%'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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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넘어 현실로... '2030 전기차 50%'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6-09 06:40

기아 EV6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EV6 사진=기아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50%.”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 목표다. 전체 등록 차량 중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이 야심찬 공약은 친환경 산업과 탄소중립 흐름에 부합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보면, 국내 보급률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약 62만 대. 전체 차량 등록 수 약 2,600만 대의 2.4%에 불과하다. 최근 3년간 매년 20만 대 안팎의 신차가 EV로 전환됐지만, 이 속도만으로는 2030년 50% 목표에 도달하긴 쉽지 않다.

반면, 전기차 선진국들의 수치는 훨씬 앞서 있다. 노르웨이는 전체 신차 판매의 90% 이상이 전기차이며,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약 25%가 순수 EV다. 독일도 폭스바겐 ID.4, BMW iX3, 메르세데스 EQE 등의 모델을 앞세워 보급률을 높이는 중으로, 전체 차량 중 EV 비율은 5%를 넘었다.

중국은 수치 면에서 세계 1위다. 2024년 기준, 중국 전체 차량 약 3억 대 중 2,000만 대 이상이 전기차다. 도시 지역은 훨씬 높다. BYD 송(宋) 플러스 EV, 테슬라 모델 Y 등이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으며, 베이징, 상하이, 선전은 각각 보급률 15%를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도 본격적인 확산세다.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를 중심으로 2024년 기준 전기차가 전체 신차 판매의 10%에 도달했으며,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 한국차의 선전도 돋보인다. 전체 보급률은 약 3~4% 수준이지만,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는 이미 10%를 넘긴 지역도 있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전기차 보급은 아직 ‘산 넘어 산’이다. 소비자 인식 변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 가격 장벽 해소 등 복합적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 모델 Y와 아이오닉 6, 기아 EV9 등의 차량이 대중화되면서 관심은 높지만, 아직 ‘두 번째 차’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보급률은 단순한 판매량이 아니라, 제도, 인프라, 소비자 수용성이 함께 움직여야 달성할 수 있는 지표”라고 말한다. 보조금 지속성, 중고차 시장 신뢰 회복, 아파트 충전소 확대, 도심 주행 관련 규제 등 모두 긴밀하게 맞물려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명확한 로드맵 제시와 산업계의 기술 혁신,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뒷받침될 때, 2030년 전기차 비중 50%는 공약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지금은 그 기반을 닦아야 할 시점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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