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위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최대 기업 CATL이 스페인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고 27일(현지 시각)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이 합작 투자는 총 41억 유로(약 5조 8000억 원) 규모로, 스페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 산업 투자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CATL과 스텔란티스는 스페인 북동부 아라곤 지역에서 리튬 인철 배터리(LFP) 공장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이 발전소는 전적으로 재생에너지로 가동될 예정이다. 2026년 말까지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간 50기가와트시(GWh)의 LFP 배터리를 생산해 유럽 전역의 전기차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 투자 경영진은 이 프로젝트가 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언론 보도에서는 최대 2000명의 중국 노동자가 현지 직원을 대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합작 투자의 앤디 우 CEO는 최종 수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하청업체를 선정 중이라고 답변을 유보했다.
스페인 산업·무역·관광부 장관 조르디 헤레우는 이번 착공식을 스페인의 에너지 전환과 산업 현대화를 위한 "전략적 이정표"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파트너십이 스페인과 중국 기업 간의 강한 신뢰를 반영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유럽 전기화 노력에서 스페인의 역할을 부각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스페인은 일부 EU 국가에 비해 중국 투자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었다. 스페인은 지난해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재생 가능 에너지로 생산했다. 화석 연료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수입된 핵심 원자재, 태양광 패널, 친환경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합작 투자의 중국 파트너인 CATL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테슬라, BMW,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CATL은 이번 스페인 공장 착공을 통해 유럽 진출을 더욱 추진하고 있다.
CATL은 이미 독일 에어푸르트의 기존 생산량을 점차 늘려왔다. 헝가리 데브레첸에서의 본격적인 생산도 앞으로 몇 달 내에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CATL은 인도네시아와 볼리비아 등지에서 대규모 리튬, 니켈, 코발트 광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보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