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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포드 브롱코, 숨길 수 없는 존재감에 터프함 담아

2.7ℓ V6 에코부스트 트윈 터보차저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 더해
시스템 최고출력은 314마력, 최대토크는 55kg·m
국내에 출시되는 모델은 아우터뱅크스 모델로 6900만원

기사입력 : 2022-05-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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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를 시승했다. 브롱코는 1965년 처음 등장한 포드의 오프로더다. 1996년까지 5세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왔으나 대형 SUV에 밀려 단종됐다가 부활했다. 서울에서 약 2시간을 달려 브롱코 행사장에 도착했다.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오프로드 코스와 그 밑에 줄을 맞춰 서 있는 브롱코는 입이 떡벌어지기 충분했다.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오전 10시 20분, 모델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브롱코에 몸을 맡겼다. 대열을 따라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쉽지 않다. 고개를 높이 들어야 끝이 보이는 가파른 경사로가 이어진다. 얼핏 보니, 경사는 20°가 넘어보였다. 우선 기어를 4L로 변경하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서 있던 앞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엑셀페달을 힘껏 밟았다. 가속력에서는 만점이다. 이 차는 최고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55kg.m를 발휘하는 2.7ℓ 6기통 에코부스트 트윈 터보차저 엔진이 보닛아래 자리한다. 출력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남는 느낌이다. 오르막 길을 아주 가뿐하게 돌파했기 때문이다.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언덕길에 이어 구불구불한 코스가 이어졌다. 산 자락을 따라 만들어진 좁은 길을 따라 운전대를 좌우로 틀었다. 오프로드에 특화되어 있는 코스였지만, 차량의 성격이 오롯이 운전대로 느껴졌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유연한 움직임이다. 큰 차체와 오프로드라는 컨셉을 앞세운 이번 포드 브롱코는 '투박'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실 주행을 해보니 다르다. 운전이 편하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은 부드럽게 이어진다. 단단하거나, 고집이 쎄지 않다. 마치 말을 잘 듣는 '말'과 같았다.

비탈길을 따라 이어진 도로에서 바라본 전경은 끝이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였다. 겁이난다. 심장 박동수는 빨라졌고, 손에는 땀이 가득하다. 손과 다리에는 부자연스러운 힘이 들어간다. 다행히도, 넓은 사이드미러와 탁트인 정면시야는 편안 운전을 돕늗다. 그리고 정면 카메라를 통해 디스플레이에 비춰지는 노면의 상황으로 더욱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산악길을 내려오고 있는 포드 브롱코. 사진=포드코리아
산악길을 내려오고 있는 포드 브롱코. 사진=포드코리아


산 비탈을 따라 약 1km를 달리니, 2번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두번째 언덕길이다. 포드코리아에 따르면 경사로의 기울기는 28°에 달한다. 그리고 도로의 상태는 첫 마주한 경사로보다 더 길고, 더 높고, 더 험악하다. 옆에 앉아 주행을 도와주던 인스트럭터는 "한번에 가야한다"며, "코너를 돌자마자 힘차게 가속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말대로 코너를 탈출하자마자,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속도는 70km까지 빠르게 치솟았다. 차량은 힘에 부친 듯 언덕길 끝으로 갈 수록 점점 힘을 잃어갔다.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그때 "멈추지 말고 엑셀을 다시 밟으세요"라는 동승한 인스트럭터의 말이 들렸다. 페달이 더이상 밟히지 않을때까지 밟고 또 밟았다. 엔진은 큰 소리를 내며,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낸다. 어느새 터질듯한 배기음은 산 전체를 울렸다.

이어진 내리막길에서는 연일 편안하다. 울부짓으며, 투박하게 나아가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연이어 밟아본 브레이크의 제동은 맘에 든다. 담력은 강하지 않아, 발이 편했다. 그럼에도 차는 운전자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멈췄다.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인상적인 부분은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다. 정확히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이다. 어찌보면 전기차의 원페달과 비슷하지만, 회생제동으로 이어지는 기능은 아니다. 변속기 뒤에 있는 터레인 조작 다이얼 가운데 있는 버튼을 눌러 이 기능을 활성화했다. 이후 운전대 왼쪽에 있는 '위·아래' 버튼을 통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목을 앞으로 길게 내밀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길에서 이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속도는 10km에 맞추고, 천천히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다. 설정된 속도로 차량은 천천히 내리막을 내려간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이 기능을 통해 안전하게 평지까지 내려왔다.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끝으로 브롱코는 90°로 꺽이는 산길에서도 제 능력을 발휘한다. 이 구간에서 차량에 탑재된 ‘트레일 회전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차량 바퀴에 제동력을 제한하는 기능으로, 미끄러질 수 있는 상황에서 차체를 안정적으로 움직이는데 도움을 준다. 조작은 차량 센터페시아 대시보드 상단에 나있는 버튼으로 켜고 끌 수 있다.

버튼을 누르고 오른쪽 뒷바퀴의 구동력을 제한했다.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틀며, 어려운 구간에 진입했다. 보통의 차량들은 이런 구간을 만났을 때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며 각도를 조절하며 나간다. 하지만 브롱코는 다르다. 자신감이 넘친다. 구동력이 제한된 뒷바퀴가 중심을 잡아주는 덕분에 미끄러짐 없이 안전하게 나올 수 있다.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포드 브롱코. 사진=김정희 기자

시승을 마쳤다. 흐르던 긴장감은 사라졌지만, 여운은 크게 남았다. 손에 땀을 쥐는 순간들이 가득했다. 포드 브롱코의 오프로드 성능은 만족스럽다. 흠 잡을데가 없다. 온로드에서의 주행이 기다려진다.

서울로 돌아가기위해 타고 온 차량에 몸을 실었다. 생각이 많아진다. "브롱코는 포드의 SUV 및 오프로드 SUV차량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던 데이비스 제프리 포드코리아 대표의 말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의 강한 자신감에 고개를 끄덕이며, 행사장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는 포드 브롱코. 사진=포드코리아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는 포드 브롱코. 사진=포드코리아


한편, 포드 브롱코는 아우터 뱅크스(OUTER BANKS) 단일트림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가격은 부가세와 3.5% 개별소비세를 적용해 6900만원이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