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시승기] "벤츠가 벤츠했네" 소형 전기차 EQA 타보니

벤츠 감성 녹아든 내외관 디자인에 AMG패키지 더해
66.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최대 주행가능거리 303km
최고 출력 140kW와 최대 토크 375Nm의 준수한 성능 발휘
벤츠다운 부드러운 승차감, 전기차에 그대로 녹여
5단계에 이르는 회생제동, 다양한 환경에 따라 주행 가능

기사입력 : 2022-02-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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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EQA'는 벤츠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다. EQ는 전기차를 의미하고 A는 차량 크기다.

지난해 여름에 나온 '이 차'를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만났다. 이 차를 타고 평균 영하 2도​ 환경에서 서울, 파주 등 수도권 일대를 누볐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첫 느낌은 가벼웠다. 지금껏 중후하고 무거운 느낌을 주던 벤츠의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다.

전기차답게 앞이 막힌 그릴(흡입구)은 반짝이는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했고 하나로 이어지는 헤드램프(전조등)는 귀여우면서도 똘똘하다. 전기가 흐르는 느낌의 주간 주행등은 낮 보단 밤에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측면은 중간을 가로지르는 선명한 라인과 볼륨감이 통통한 느낌을 준다. 크기는 플랫폼을 공유한 소형 SUV GLA와 유사하다. 길이 4465mm, 너비 1835mm, 높이 1625mm로, 길이와 높이에서 약간 크다.

후면에서도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리어램프(후미등)는 하나로 길게 이어지고 하단에는 크롬을 넣어 소형차답지 않은 호화로움을 담았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운전석 문을 열자 "벤츠는 벤츠네"라는 생각이 스쳐 갔다. 유일하게 '익숙함'이 묻어있는 공간이다. 마치 낯선 전기차로 넘어가는 이들을 위한 벤츠의 사소한 배려가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터빈 모양을 형상화한 거대한 송풍구는 존재감을, 하나로 이은 10.25인치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는 '첨단 이미지'를 품었다. 공조장치는 위·아래로 올리고 내려 조작하게 만들어 직관성을 높였으며, 그 주위를 크롬과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무리했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또한, 운전할 때 불필요한 조작을 줄여 편의성을 높인 흔적도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의 버튼과 센터페시아 하단에 있는 컨트롤러를 통해 중앙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게 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팔을 어디에 두던 차량을 조작할 수 있게 한 벤츠의 '세심한 배려'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수만개의 크고 작은 부품으로 이뤄진 차가운 자동차에 '감정'을 불어넣는다. 정열의 레드부터 차가운 블루, 따뜻한 옐로우에 이르는 다양한 색상은 마치 인간이 느끼는 기분을 표현하는 느낌이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공간도 잘 살렸다. 앞·뒤 어느 공간에 앉아도 머리와 무릎 공간은 넉넉하다. 도어 패널, 앞 좌석 뒤 그물망 등에는 수납공간으로 꽉찼다. 적재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기본은 340ℓ, 2열을 접으면 1320ℓ로 확장된다. 뒷좌석 등받이는 4:2:4로 접을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고 운전석 뒤에 있는 '칼럼식 변속기'를 아래로 내려 주행을 시작했다. 전기차답게 조용했다. 잘 들리지 않던 버튼 조작 소리, 공조장치 바람 소리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출발은 다른 전기차들에 비해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럽게 이뤄진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EQA에는 최고 출력 140kW와 최대 토크 375Nm(190마력·38.2kg.m)의 힘으로 차량을 굴러가게 가는 전기모터가 보닛 아래 자리 잡았다. 하부에는 66.5kWh(킬로와트시) 크기의 배터리를 넣어 1회 충전 시 303km를 간다.

차는 안정적으로 잘 달린다. GLA 대비 약 300kg가 무거워진 것도 한 몫했지만, 밑에 깔린 배터리로 인해 차의 무게 중심이 잡힌 것도 안락한 주행에 일조한다.

주행 모드와 회생제동에 따라 주행느낌은 사뭇 다르다. 스포츠 모드에 회생제동을 가장 약하게 걸고 달리면 운전의 재미가 상당하다. 반대로 에코 모드에 가장 강하게 제동을 걸면 꿀렁꿀렁한 차로 순식간에 변신한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진짜 매력은 '승차감'에서 나왔다.

연일 주행을 이어가면서 입에 붙어 다닌 말은 "승차감은 예술이다"였다. 어느 구간에 바퀴를 올려놓아도 EQA는 같은 모습을 유지했다. 여기에는 부드러움에 하드함을 살짝 더한 서스펜션 세팅이 한몫한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잘 다독이면서 흔들림까지 잘 잡았다.

가속할 때 발휘되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4바퀴가 장애물을 넘었을 때 전해지는 울림은 크지 않다. 코너에서는 깔끔했으며, 흔들림 등 불안감을 조성할 만한 것들을 허용하지 않는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끝으로 주행거리는 기대 이상이다.

차량을 받고 시동을 켜자마자 확인한 주행거리는 321km로 인증 주행거리를 뛰어넘는다. 실제 히터, 열선 시트 등 배터리 소모를 가속하는 것들을 켜고 회생제동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음에도 예상 주행거리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벤츠 EQA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EQA는 어쩌면 벤츠 중 진입장벽이 낮게 느껴지는 차량 중 하나다. 5000만원 대에 벤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기차 보조금의 축소로 지난해 보다 약 200~300만원 정도 더 웃돈을 주고 사야하지만, EQA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차량이다. 짜임새 높은 디자인과 부드러운 주행 질감, 기대 이상의 주행거리까지 갖췄다. 이 차를 장바구니에 담았던 이들은 1년이라는 기다림이 싫다면 얼른 '구매' 버튼을 눌러야 한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김정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