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글로벌모터즈

이전

폭스바겐, 테슬라서 中 친환경 크레딧 매입...전기차 전환은 "여전히 먼 길"

다음

폭스바겐, 테슬라서 中 친환경 크레딧 매입...전기차 전환은 "여전히 먼 길"

기사입력 : 2021-04-02 13:01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폭스바겐이 테슬라로부터 그린카 크레딧을 매입했다. 사진=로이터
폭스바겐이 테슬라로부터 그린카 크레딧을 매입했다. 사진=로이터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중국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테슬라로부터 그린카 크레딧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1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폭스바겐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폭스바겐은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업체라는 점이 재부각됐다.

테슬라로부터 그린카 크레딧을 사들일 정도로 아직 전기차 대량생산을 위한 체계는 구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중국 국영 자동차 업체 FAW와 중국에 합작으로 설립한 합작벤처 FAW-폭스바겐이 크레딧을 매수하기로 합의했다.

FAW-폭스바겐이 테슬라로부터 얼마나 많은 그린 크레딧을 사들일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매수 가격은 이전보다 오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폭스바겐이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크레딧 당 3000 위안을 테슬라에 매수 가격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은 중국내 최대 외국 자동차 업체이다.

양사간 크레딧 매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 기준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엄청난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이를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가 다시 입증된 셈이다.

애초에 전기차만으로 출발한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대폭 줄이고 전기차 생산 비중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폭스바겐 주가는 올들어 전기차 전환 계획이 투자자들에게 먹혀들며 급등세를 타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폭스바겐은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에 사활을 걸고 있어 전기차 전환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부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2500만대 넘게 자동차가 팔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된 중국에서 '점수제 시스템'이라는 걸림돌에 맞닥뜨려 있다.

중국은 자동차 업체들이 미래 친환경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이같은 크레딧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연비를 개선하거나 전기차 생산을 늘리면 점수가 높아지는 식이다.

그린 크레딧을 받은 자동차 업체들은 공해 배출이 더 많은 자동차 생산에 따른 마이너스 크레딧을 상쇄할 수가 있다. 그린 크레딧이 부족해 규제에 직면하게 될 경우 다른 업체로부터 그린 크레딧을 사올 수도 있다.

대개 그린 크레딧 거래는 지분으로 서로 얽힌 계열사간에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경쟁사인 테슬라와 폭스바겐 간에 거래가 이뤄졌다.

FAW-폭스바겐이나 테슬라 모두 그린 크레딧 거래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내 규정 준수를 위해 내부적으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크레딧을 매수할 수도 있다고만 밝혔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중국내 2개 합작벤처인 FAW-폭스바겐과 SAIC 모터는 2019년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마이너스 크레딧을 받은 자동차 업체들이다.

지난해 FAW-폭스바겐의 중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216만대에 이른다.

폭스바겐 자동차는 중국에서 전기차보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훨씬 더 인기가 많아 마이너스 크레딧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폭스바겐은 올해 중국에서 합작벤처들을 통해 자사의 ID 전기차 모델 5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편 테슬라는 미국에서도 경쟁사들에 그린 크레딧을 팔아 재미를 보고 있다.

지금은 프랑스 푸조와 합병해 스텔란티스로 이름이 바뀐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에 크레딧을 팔았다.

지난해에만 테슬라는 환경규제 충족에 필요한 그린 크레딧 판매로 15억8000만 달러를 벌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김미혜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