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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대·기아차, 등록비 50% 감면 '날개' 달고 판매 1위 굳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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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대·기아차, 등록비 50% 감면 '날개' 달고 판매 1위 굳히나

연말까지 현지 생산차에만 적용… 조립 생산 현대·기아에 일단 유리
상반기 2만5358대로 1위… 도요타 등 일본차와 치열한 경쟁 펼칠 듯

기사입력 : 2020-08-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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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베트남 자동차 시장을 정리하면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약진’ 정도로 요약된다. 지난해까지 급성장하던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판매량이 급감하며 얼어붙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동남아 시장 전통의 강자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와 선두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며 선전한 것은 그나마 위안이다.

하반기부터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코로나 지원정책으로 차량 구매가의 12%까지 책정되는 등록세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현지 생산차에만 적용되는 이번 정책으로 베트남 자국 브랜드인 빈패스트(Vinfast)와 현지 조립생산중인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도요차, 미쓰비시 등의 일부 모델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베트남 국내 생산 자동차들은 고가의 수입 완성차와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됐다. 그렇다고 현지 생산차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 증가를 노린 면세 조치에 맞서, 수입 완성차 업체들이 파격적인 판매가 할인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 시장을 떠났던 중국계 영국브랜드 MG가 다시 시장 재진입을 선언하고 현지 조립·생산을 준비중이다.
코로나로 인한 차량 등록세 일시 면세 조치등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조립생산하는 모델들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코로나로 인한 차량 등록세 일시 면세 조치등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조립생산하는 모델들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 얼어붙은 전반기, 6월부터 서서히 회복세


올해 상반기 베트남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서서히 자동차 구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올 연말까지 지난해 판매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베트남 자동차 생산 업체 협회(V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 자동 차 판매대수는 13만5195대(빈패스트 제외, VAMA 회원사와 TC 모터 포함)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상반기 중 4월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반기 품목별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관광용 32%, 무역용 25%, 전용차는 40% 감소했다. 상반기 브랜드별 판매 대수는, 거의 모든 자동차 브랜 드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 1위는 집계하는 기관과 기준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대차가 2만5358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도요타는 2만5177대를 팔아 2위를 차지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수치다. 혼다는 1만203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그 뒤로 타코트럭 1만924대, 마쓰다 1만524 대, 미쓰비시 1만301대 순이었다.

판매량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VAMA에 따르면, 7월 자동차 판매량(Mercedes-Benz와 VinFast 미포함)은 2만4065대로 6월 대비 0.3% 증가했다. 작년 동기간에 비해서는 13% 감소했다. 2만4065대중 종목별 판매량은 승용차 1만7593대, 상용차 6133대, 전용차 339대다.

베트남의 자동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5월에는 103%, 6월 26.4% 증가했다. 이렇게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총 판매량은 작년 대비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내 조립차 판매량은 1만6088대로 전월 대비 2% 증가한 반면, 수입차는 7977대로 2% 감소했다.

7월 판매량 1위 업체는 기아차 등을 조립하는 쯔엉하이자동차(Thaco, 타코)다. 8430대를 판매해, 베트남 국내 조립차에 대한 등록세 50% 감면 정책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2위는 도요타로, 5370대(렉서스 미포함)를 판매했다.

타코와 도요타는 올해초부터 7월말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도 1, 2위를 차지했다. 1~7월 누적 판매량은 각각 4만2598대, 3만484대다. 올해 초부터 7월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12만6088대로 작년 동기간 대비 28% 감소했다. 그 중 승용차는 29%, 상용차는 23%, 전용차는 39% 감소했다.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만 올 연말까지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을 떠났던 중국차 브랜드들이 다시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
베트남을 떠났던 중국차 브랜드들이 다시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
등록세 면제로 날개 단 국내 '생산 차'

자동차 제조 업체와 딜러들은 소비를 자극하기 위해 지속적인 할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등록비를 50% 감면한 데 이어,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위한 특별 소비세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당초 베트남 정부는 자국 내 생산 자동차 등록비를 50% 낮추면 국산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수입 완성차들이 각종 할인과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서면서 결과를 알 수 없게 됐다.

일단 자동차 등록비를 50% 감면하면, 국내에서 생산 또는 조립하는 자동차가 동일한 등급의 수입 완성차보다 유리한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포츄나(Fortuner)디젤 엔진 2.8V 버전과 포드 엑스에버레스트(xEverest)브리지 머신 버전 가격을 비교하면, 포츄나는 13억5400만 동(약 7027만 원), 에버레스트는 13억9900만 동(약 7260만 원)으로 비슷하다. 등록비 50% 감면을 반영하면 국내에서 조립한 포츄나 구입시 등록비를 6700만~8100만 동(약 347~420만 원) 할인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차인 Everest는 판매가의 10~12%에 해당하는 1억4000만~1억6800만 동(약 726만~871만 원)을 등록비로 지불해야 한다. 최종가격은 포츄나는 14억~14억3000만 동(약 7412만 원)인 반면 Everest는 15억~15억6000만 동(약 8096만 원)이다.

크로스오버(Crossover) 등급에서 국내에서 조립생산한 마쓰다 CX5의 프리미엄 버전과 수입차인 혼다 CRV의 최고급 사양인 L버전을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더 크다.

마쓰다 CX5의 프리미엄 버전 등록세는 판매가의 5~6%인 5400만~6500만 동(약 280만~337만 원)에 불과하지만 혼다 CRV의 L버전 등록세는 판매가의 10~12%인 1억900만~1억3000만 동(약 565만~674만 원)에 이른다. 최종 가격은 마쓰다 CX5가 11억~11억5000만 동(약 5968만 원), CRV는 12억~12억2000만 동(약 6331만 원)이다.

가격이 비슷하고 성능에서 큰 차이를 못 느끼게 되면 소비자들은 등록비 감면으로 판매가가 저렴한 모델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입차 가격인하 맞불…중국 가세 달아오른 경쟁

다만 이 모든 결과들은 수입차 업체가 인센티브 제공 혹은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 유효하다.

등록세 감면 정책 덕분에 베트남에서 생산한 자동차 기업이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 같지만, 상황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선 베트남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와 유통 문제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베트남 최대 자동차 딜러사인 사비코(Savico)는 실적악화로 인해 이달 중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베트남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 완성차 가격은 태국, 인도 네시아, 필리핀에서의 판매가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다. 완성차 수입 업체가 이익을 조금만 포기하면, 등록비 50% 감면 액수만큼 판매가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등록비 50% 감면 조치가 시행되자 국내 조립생산차들은 대부분은 할인 기간을 축소하거나 조기에 끝내고 있다. 기아 쏘렌토(Sorento)의 경우 재고품에 한해서만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베트남의 소비자들에게 국내 조립생산 업체가 소비자 혜택에는 관심이 없다는 인식을 만들고 있다.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결국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조성된 환경을 거부하는 셈이다. 이는 베트남 시장에서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기도 하다.

경쟁은 주로 중형차 시장에서 불 붙게 될 전망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차 시장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수입 완성차들은 애초에 소형차와 경차 시장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아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모델과 경쟁여건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판매 톱10에 포진한 액센트와 그랜드 i10, 코나 등이 주력모델인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한결 편한 입장이다. 이미 중형차 부문에서는 수입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가격 할인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수입차인 혼다 CRV, 미쓰비시 엑스팬더, 스즈키 XL7 등과 같은 모델은 마쓰다 CX5, 도요타 이노바(Innova), 기아 론도 등과 경쟁하고 있다. 렉서스(Lexus), BMW X7, 아우디(Audi) Q7 등 최고급 세단 및 SUV 부문에서는, 동일한 등급에서 경쟁하는 국내 생산 자동차 모델이 없어 수입 완성차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하반기에는 현대·기아와 빈패스트 등으로 대변되는 국내 조립생산차 들과 BMW, 벤츠, 도요타 등 수입 완성차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차 브랜드들도 가세한다.

베트남을 떠났던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영국 브랜드MG(Morris Garages) 가 베트남에 돌아온다. MG 역시 도요타나 미쓰비시 등과 같이 일부 모델은 다른 아세안 국가에서 수입하고 일부는 베트남 현지 조립생산을 계획중이다. 말레이시아계 현지 법인 탄총이 MG의 베트남 유통을 맡게 됐다.

탄총은 8월부터 MG의 SUV 모델 ZS와 HS를 베트남에서 판매하고 있다. HS는 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SUV다. 주로 HS는 혼다 CR-V, 마쓰다 CX-5와, ZS는 포드 라이터 스포츠, 현대 코나와 시장 점유율을 놓고 승부를 벌이게 된다.

베트남에 판매되는 HS, ZS는 중국에서 태국으로 수입라인을 변경할 방침인데 이 경우 자동차 수입세 면제로 추가적인 가격 메리트를 가지게 된다. 특히, 올해말부터는 다낭에 위치한 공장에서 두 모델을 조립, 판매를 계획하고 있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중국 회사 한텡도 SUV 모델인 X5의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2개 모델을 베트남에 출시할 예정이다. X5는 CVT 자동 변속기와 결합된 115hp 용량 엔진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토크는 215 Nm이다. X5 EV의 전기 모타 최대 출력은 약 137마력이며, 최대토크는 260Nm이다. 완전 충전 후 최대 252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한텡은 베트남에 5인승 X5를 비롯해 조만간 7인승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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