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글로벌모터즈

이전

현대차 주가, 이유 있는 고공행진… 전기·수소차 글로벌 리더로 ‘가속페달’

다음

현대차 주가, 이유 있는 고공행진… 전기·수소차 글로벌 리더로 ‘가속페달’

2분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차 팔아 돈 번 곳은 현대·기아차 유일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서 'NE' 생산 땐 테슬라 독주 어려워
수소차 장점 많아 충전소 인프라 구축 땐 전기차 뛰어넘을 수도

기사입력 : 2020-08-10 22:16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현대차 일간차트.(8월 9일)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HTS
현대차 일간차트.(8월 9일)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HTS
현대차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3월 중순 6만5000원까지 폭락했던 주가는 지난 7일 14만7000원까지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5거래일(3~7일) 연속 상승세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현대차 주식을 쓸어담았다. 지난 한 달을 기준으로 보면 기관이 순매수한 물량은 200만주를 넘는다.

기관의 이런 집중 매수세 배경은 뭘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뉴스룸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뉴스룸

■ 견조한 내수시장과 중대형 세단이 실적 개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우선 시장 컨센서스 3192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5903억 원을 기록한 2분기 실적을 꼽는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글로벌 차 판매가 전년 대비 39%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견조한 내수시장과 제네시스 및 중대형 세단 등 중심의 제품 구성(믹스·mix)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2분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차를 팔아서 흑자를 낸 곳은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는 것도 시장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의 포드 자동차는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 났지만 순이익을 유지했다. 다만 이 순이익은 폴크스바겐이 자율주행 프로그램인 아르고에 35억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2분기 시장 예상치을 크게 웃도는 흑자를 기록했다고 알려졌지만, 테슬라도 차를 팔아서 번 돈이 아니다. 매출이 줄었지만 흑자를 달성한 것은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 때문이다.

테슬라의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은 2분기 기준 4억2800만 달러(약 5149억 원)다. 이 수익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올해 2분기 3억1400만 달러(약 3777억 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지평을 열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사진=현대차 뉴스룸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지평을 열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사진=현대차 뉴스룸

■2025년까지 전기차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 목표


기관은 이와 함께 현대차의 미래 성장동력인 친환경 전기·수소차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경유차·휘발유차 등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르면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는 점진적으로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차가 퇴출되면서 열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은 완성차 업체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14일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1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을 한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지난 7일 ‘글로벌 전기차 1위, 꿈이 아닌 이유’라는 현대차 보고서에서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5월 누적 기준으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7.2%로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 그룹에 이어 4위다. 하지만, 설계 완성도 및 효율성 측면에서는 테슬라 다음으로 현대차가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 그룹은 2021년 코드명 ‘NE’를 시작으로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기반의 전기차 모델을 양산한다. 이 모델은 코나·니로 전기차보다 차체가 크고 무겁지만 에너지 효율성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며 넓은 휠 베이스와 내부 공간,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될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테슬라는 어떤가.

달려나가는 듯한 속도감을 자아낸 통합 스포일러. 사진=현대차 뉴스룸
달려나가는 듯한 속도감을 자아낸 통합 스포일러. 사진=현대차 뉴스룸

테슬라가 자랑하는 것은 주행거리와 오토파일럿(자동주행기능) 뿐이다. 테슬라는 차량 품질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품론’까지 제기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J.D.파워(J.D. Power)가 진행한 '2020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테슬라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J.D.파워의 이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 100대당 불만 건수는 250개로 집계돼 전체 32개 업체 중 32위를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들도 테슬라에서 단차와 도장 불량, 스크래치, 접착제 노출, 들뜸, 소프트웨어 불량 등의 결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테슬라의 크고 작은 결함이 현대차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내년부터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차세대 전기차를 내놓으면 테슬라의 독주는 어렵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가 2025년에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라고 전망한다.

현대자동차는 전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지난 7월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을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북 완주군 현대차 전주공장에 스위스 수출용으로 출고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서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전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지난 7월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을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북 완주군 현대차 전주공장에 스위스 수출용으로 출고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서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테슬라에는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현대 수소차


테슬라에는 없는 게 현대차의 수소차다. 수소차와 관련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는 최근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트럭을 양산 스위스에 수출했다.

수소연료전지는 고압 용기에 수소를 저장해야 하고, 연료전지 시스템이 무겁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전기차보다 느린 성장 속도를 보였다.

그러나 수소는 미래 친환경 동력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시장의 반응도 달라지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넥쏘는 2018년 3월 출시된 현대차의 첫 상용 수소차다.

넥쏘는 일본의 수소차 도요타 미라이보다 출력과 항속거리가 앞선다. 이뿐만이 아니다. 넥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수소차 GLC F-Cell과 비교해도 성능이 한참 앞선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수소연료전지는 대단히 어리석은 선택이다”라며 바보같은 연료전지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이런 발언을 전기차 업체 CEO의 영업용 멘트라며 장기적으론 수소차가 전기차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짧고, 한 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더 긴 장점이 있다. 다만 현재는 충전소 인프라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튼(Trevor Milton)의 움직임을 보면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도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 측은 2028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 700개의 수소충전소를 짓는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뉴딜 정책을 강조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이 더 빨라져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수소차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이태준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